정지은 作
₩2,000,000가격
"어떤 사건을 겪거나 특정한 장면이 눈에 띌 때, 또는 기괴한 꿈을 꾸었을 때 난 그것들을 기록해 놓는 습관이 있었다. 이를 테면 할머니 집을 오르는 아주 오래된 낡은 동네의 골목길을 지나다니면서, 그 골목길과 어울릴 만한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을 좋아했다.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겨지는 그런 풍경들에 대해 있지도 않은, 그러나 있을 법한 일들을 추측하는 놀이로부터 잠시 골치아픈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. '날이면 날마다 달이면 달마다 미래가 없는 현실에 매달려 산다는 것은, 공기가 있는 한 허파가 계속 숨을 쉬는 것처럼 막을 수 없는 본능 같았다.' 나는 조지 오웰이 그의 소설 1984에서 이야기한 멈출 수 없는 삶의 본능에 공감했고, 그 삶이 내가 쓰는